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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다녀가셨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녀가셨다. 이런 존대를 하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존대를 하고 싶다. 말들이 많다. 나는 그 이의 행보, 걸음걸음이 만들어내는 소식을 간간히 듣고 보면서 울고 또 울었다. 강정 구럼비가 파괴되고 있을때, 수많은 이들의 기도처가 파괴되고, 영험한 장소가 파괴되고 있을때, 심지어 그 장소가 폭력을 예비하는 장소가 될거라는 사실에 우리의 영성은 이제 세상의 끝날을 맞게 되는 것인가 절망했다. 이전의 수많은 사건들과 고통들에 종지부를 찍듯이 세월호가 가라앉았고 상상할 수 없는 수의 사람들이 고통속에 마지막 순간을 맞았고 그 이후 대한민국이 보인 태도는 정말 절망만을 보여줄 뿐이었다. 대통령을 비롯해 국가 인프라, 제도는 그 무력함의 끝을 보여주었고, 또 책임회피와 책임전가의 고수인것만을.. 더보기
엄마, 나 엄마에게 커밍아웃하려고 해. 엄마 어쩌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그래도 말로 확인하고 싶어. 내가 레즈비언이라도, 동성애자라도, 나와 한 침대를 쓰는 이가 동성이라도, 그래도 나를 사랑하고 지지할거라고, 세상이 나를 손가락질 하고, 나를 아프게 해도, 나를 더럽다고 하고, 나를 변태, 비정상이라고 해도, 그래도 내 편 일거라고, 확인하고 싶어. 그렇다고 말해줘. 요즘 너무 힘이 드네. 엄마에게 아무일 없는 듯, 나는 이렇게 마음의 폭풍을 겪고, 정신적인 폭력을 겪고 있으면서도, 엄마를 만날 때는 늘 웃으면서 아무일 없는 척 하려니, 힘이 드네. 이번에는 한 번쯤, 엄마 입장에서 말고 내 입장에서, 내 고통을 헤아리며, 왜 그렇게 힘든 길을 택한거냐고 묻지말고, 분석하거나, 생각을 말하거나, 해결책을 제시하지 말고, 이번 한 번만은, .. 더보기
누가 나의 존재를 지우려하는가 "동성애 허용 법안 반대 국민연합"차별금지법안에 성적지향 조항이 포함됐던 것에 분기탱천한 어떤 종교집단의 사람들이 만들어낸 단체이다. 동성애, 허용, 법안, 반대, 국민연합 이라니. 이 우스꽝스러운 단어들의 조합이라니. 일단은, 동성애라는 표현에는 감사한다. 동성연애, 호모, 변태, 이런 단어들을 사용하던 미개한 족속들에서 진화한 증거이니. 그런데 허용이라니. 이 부분에 다다르면 나는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는다. 허용은, 막았어야 할 것을 막지 못하고 받아들이다,의 뜻이라고 다음 사전은 말하고 있다. 허락하고 용납되는 것을 뜻한다고도 한다. 나는 이미 존재하고 있다. 나는 이미 태어났으며, 나는 이미 숨을 쉬고 있으며, 나는 이미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는 이미 사랑하고 있으며, 나는 이미 행복하다.. 더보기
동성애 혐오가 두렵다 최근 나는 참 행복했다. 가족 안에서 유사 아우팅을 당해도, 그래도 나는 내 사랑 언니와 행복했다. 그러던 어느 밤인가, 동성애, 이반 검열 등등의 단어들이 다음 아고라의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니 이게 왜? 왜 갑자기? 왜 지금?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나는 순식간에 꼴 보수 또라이 기독광신도들의 수 많은 끔찍한 댓글들을 봤다. 동성애 허용하는 법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드높이는 이해할 수 없는 두려움으로 가득찬 혐오를 봤다. 차별금지법안에서 성적 지향을 삭제하라는 소리가 높았고, 나는 불과 몇시간 후 법안에서 그 조항이 삭제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순식간에 법안은 법무부를 떠났고, 법제처라는 곳으로 갔다. 이 과정 자체가 끔찍했다. 어떤 기독교 단체들이 만든 동성애 허용 법안 .. 더보기
레즈비언 여보~ 우리는 언제 부터인가 서로를 여보라고 부르고 있다. '여보~' 처음엔 이름을 부르다가, 그 다음엔 언니, 자기,라 부르가다, 애기, 내 사랑, 내 새끼 등등등 애칭으로 부르다가, 최근 몇 년간 부르는 호칭이 여보다. 이성애 부부 관계에서 추천되는 호칭이라 옛날에는 싫어라 했던 것 같은데, 이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여보가 자연스럽다. 따뜻하다. 견고하고, 포근하고, 다정하고, 그리고 존중받는 기분. 그렇지만 부작용이 있다. 공공 장소에서는 좀 주의해야한다. 장보러 갔다가 불쑥, 식구들이랑 있는데 불쑥, 길에서, 산책하다가, 버스안에서, 지하철에서 불쑥, 여보~하기도 한다. 지난 여름 울 엄마와 울 여보, 이렇게 셋이 수안보에 여름 여행을 갔다. 엄마가 우리에게 제안한 은근슬쩍 가족여행. 4박5일이라는 긴 일.. 더보기
타로읽기 데이트와 '밀양을 살다' 지난 8월 8일난생 처음 가보는 서울숲 근처 '그랜드 마고'라는 소셜카페에서 교환을 했다. (요즘 교환에 재미들렸다. 하하! 교환을 핑계로 페이스북 그룹 '재능기부와 물물교환의 콜라보'의 맘 좋은 분들과 알게되고 데이트하는 즐거움도 크다.)나는 책 주인인 H씨에게 타로를 읽어드리고, 교환품으로 읽고 싶었던, 밀양을 살다와 공정무역 초컬릿을 받았다. 게다가 한 다리 건너 연결되어 있는 우리의 인연도 확인했다! 이 좁은 세상! 정말 생판 남인줄 알아도 되는 사람은 없다. 지구에서 우리는 모두 이웃이니까.그리고 '밀양을 살다'는 내가 읽은 다음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돌려가며 읽기로 했다. 아 공유경제의 실천이라니! 즐겁다!!!H씨는 질문을 하고, 나는 5개의 카드로 질문에 대답하는 스프레드를 이용해 질문에 답.. 더보기
샤이닝 트라이브와 몇 권의 책 그리고 타로 읽기 데이트 미국 아마존을 뒤져 만만치 않은 비용을 들여 데려온 샤이닝 트라이브. 매뉴얼이 영어인 것은 둘째치고, 친숙해지기가 어려웠다. 친해질 수가 없으니 타로를 읽을수도, 직관을 발휘해 카드의 이미지와 소통하는 것도 어려워 이 타로로 누군가의 질문에 답하는 것, 나 자신의 질문에 답하는 것 조차 기대하기가 어려웠다.시간과 돈, 그리고 공을 들여 샀지만 나와 맞지 않는 것은 누군가 유용하게 써 줄 이에게 보내는 것이 낫다. 그런데다 마침 바바라 타로 워커와 교환을 원하며 교환품으로 책을 몇 권 제시했던 분이 있었다. 나는 교환품으로 그 이의 책과 거기에 타로 읽기 테이트를 원한다고 제시했고, 그 이는 샤이닝 트라이브와의 교환을 흔쾌히 수락했다. 그래서 만나게 된 일명 '페친'! 교환과 타로 리딩 데이트를 위해 무거.. 더보기
바바라 워커 타로와 오미자 효소 타로를 읽기 시작한 지 십년쯤 되었을까? 이런 저런 타로를 욕심내고 사 모았지만 그 중에는 나와 기운이 맞지 않는 타로가 있다. 대표적인 카드가 바바라 워커. 라이더 웨이트나 룬타로가 비교적 명확한 메시지를 보여주는 반면 바바라 워커 카드는 혼란에 혼란을 더해주었다. 함께 타로를 공부하던 친구는 정말 좋은 타로라며 추천해 주었는데... 궁합이 썩 좋지 않다. 미련을 갖고 어떻게든 이 아이와 잘 지내보려 하였으나, 궁합이 맞지 않는 아이를 서랍속에 모셔두려니 그것도 참 괴로운 일이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미련을 버리기로 했다. 요즘 한 참 들여다 보며 참견하기에 재미들린 페이스북 그룹 재능기부와 물물교환의 콜라보https://www.facebook.com/groups/248151628695655/ 사진과 이.. 더보기
창조성 회복을 위한 기본 도구 #모닝페이지 모닝 페이지는 '자신안에 내재된 창조성을 찾아내는 방법'이라고 한다. (30p) 매일 아침 의식의 흐름을 세 쪽 정도 적는 것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 지나가는 생각을 모두 적는 것이기 때문에 두뇌의 배수로라고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는 모닝 페이지를 위해 노트 한 권과 연필을 준비한다. 책에는 연필로 쓰라는 내용은 없지만 나는 연필로 글을 쓰는 느낌을 좋아해 연필을 이용한다. 연필을 깍는 행위는 마치 의례와 같아 더더욱 글 쓰는 것을 나 자신에게 의미있게 만들어준다.모닝 페이지를 쓰면서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 본인 이외에 누구도 그 글을 읽으면 안된다. 쓴 자신도 처음 8주 동안은 자신의 모닝 페이지를 읽으면 안된다. (31p)그래서 나는 절취선이 있는 노트를 이용해 쓰고나면 뜯어내 따로 보관.. 더보기
또 아티스트 웨이 아티스트 웨이국내도서저자 : 줄리아 카메론(Julia Cameron) / 임지호역출판 : 경당 2012.05.10상세보기처음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2006년쯤일까. 아니다 2007년이다. 내가 진행하던 프로그램의 공동 진행자를 통해서 인지, 검색을 통해서 인지, 한동안 열심히 드나들던 인터넷 공간 '언니네'에서 였는지, 아무튼 아티스트 웨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알게 해 준 여러분들께 감사.)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실천하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혔다. 2007년 즈음 공부를 해야하나, 아니면 나의 갈길을 어디로 정해야하나 고민하던 와중이라 줄리아 카메론이 제시하는 여러가지 실천의 방법들이 나를 강하게 끝어당겼다.한 동안 열심히 책을 읽으며 책에서 제시하는 이런 저런 것들을 실천하며 선택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