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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장소

누가 나의 존재를 지우려하는가 "동성애 허용 법안 반대 국민연합"차별금지법안에 성적지향 조항이 포함됐던 것에 분기탱천한 어떤 종교집단의 사람들이 만들어낸 단체이다. 동성애, 허용, 법안, 반대, 국민연합 이라니. 이 우스꽝스러운 단어들의 조합이라니. 일단은, 동성애라는 표현에는 감사한다. 동성연애, 호모, 변태, 이런 단어들을 사용하던 미개한 족속들에서 진화한 증거이니. 그런데 허용이라니. 이 부분에 다다르면 나는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는다. 허용은, 막았어야 할 것을 막지 못하고 받아들이다,의 뜻이라고 다음 사전은 말하고 있다. 허락하고 용납되는 것을 뜻한다고도 한다. 나는 이미 존재하고 있다. 나는 이미 태어났으며, 나는 이미 숨을 쉬고 있으며, 나는 이미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는 이미 사랑하고 있으며, 나는 이미 행복하다.. 더보기
레즈비언 여보~ 우리는 언제 부터인가 서로를 여보라고 부르고 있다. '여보~' 처음엔 이름을 부르다가, 그 다음엔 언니, 자기,라 부르가다, 애기, 내 사랑, 내 새끼 등등등 애칭으로 부르다가, 최근 몇 년간 부르는 호칭이 여보다. 이성애 부부 관계에서 추천되는 호칭이라 옛날에는 싫어라 했던 것 같은데, 이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여보가 자연스럽다. 따뜻하다. 견고하고, 포근하고, 다정하고, 그리고 존중받는 기분. 그렇지만 부작용이 있다. 공공 장소에서는 좀 주의해야한다. 장보러 갔다가 불쑥, 식구들이랑 있는데 불쑥, 길에서, 산책하다가, 버스안에서, 지하철에서 불쑥, 여보~하기도 한다. 지난 여름 울 엄마와 울 여보, 이렇게 셋이 수안보에 여름 여행을 갔다. 엄마가 우리에게 제안한 은근슬쩍 가족여행. 4박5일이라는 긴 일.. 더보기
차라리 지하철에 노약자석을 없애라! 우연히 아고라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아고라에는 임신한 여성이 지하철에서 겪은 억울하고도, 화가 날 만한 일을 적은 "지하철에서 노인과 싸워버렸습니다" 라는 제목의 글이었습니다. 글을 읽고는 그 여성의 억울함과 노여움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깜짝 놀란 것은 그 아래에 달린 댓글 때문이었습니다. 댓글에는 무시무시한 노인혐오가 담겨있었습니다. 몇몇의 댓글은 "어르신"과 "노인네"를 구별하며, 존중받을 수 있는 나이든 자와 존중받을 가치가 없는 나이든 자를 구분하였습니다. 나도 종종, 아니 자주, 짜증나게 만드는 나이든 자들을 공공장소에서 만나곤 합니다. 몹시도 화가나고, 그 공간을 함께 나누는 것 조차 힘이 들때도 있습니다. 어떨때는 글을 쓴 여성처럼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는 경우도 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