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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날들/2007 마이아 다이크

엄마, 나 엄마에게 커밍아웃하려고 해.



엄마 어쩌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그래도 말로 확인하고 싶어.

내가 레즈비언이라도,
동성애자라도,
나와 한 침대를 쓰는 이가 동성이라도,

그래도 나를 사랑하고 지지할거라고,
세상이 나를 손가락질 하고,
나를 아프게 해도,
나를 더럽다고 하고,
나를 변태, 비정상이라고 해도,
그래도 내 편 일거라고,

확인하고 싶어.

그렇다고 말해줘.

요즘 너무 힘이 드네.
엄마에게 아무일 없는 듯,
나는 이렇게 마음의 폭풍을 겪고,
정신적인 폭력을 겪고 있으면서도,
엄마를 만날 때는 늘 웃으면서 아무일 없는 척 하려니,
힘이 드네.

이번에는 한 번쯤,
엄마 입장에서 말고
내 입장에서,
내 고통을 헤아리며,
왜 그렇게 힘든 길을 택한거냐고 묻지말고,
분석하거나, 생각을 말하거나, 해결책을 제시하지 말고,
이번 한 번만은,
그래 힘들겠구나,
그래도 넌 내 딸인걸,
이라고 해줬으면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엄마가 나를 여전히 사랑하기를 진심으로, 진심으로 원해.

[2007/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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