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월호

샌프란시스코 시청에서 밀크씨와 만나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하고 며칠 후, 나는 어머니와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떠났다. 두려운 마음을 안고. 내가 살아돌아온다면 더 열심히 살아야지...하는 마음으로. 여행의 목적은 어머니의 사촌 동생, 나의 오촌 아저씨의 결혼식 방문이었다.며칠간의 제대로 된 미국식 혼인행사에 참석한 후, 어머니와 나, 캐나다 이민자인 이모와 샌프란시스코 시내 관광에 나섰다.시티투어버스를 타기위해 시청 근처에서 어슬렁 거리다 화장실이 급해 시청 건물안으로 들어갔다. 입구를 지키는 시큐리티는 소지품을 샅샅이 검사하고, 검색대를 지나게 했다. 그 와중에 시티투어 버스와 화장실에 대해 묻는 용감한 이민자 아줌마, 우리 이모. 무시무시한 검색대를 통과해 시청사 안 화장실을 찾아 급한 용무를 해결하고, 시청사 안을 .. 더보기
투쟁의 자격 ​​ 유민 아빠, 김영오씨에 대한 루머가 한창이다. 거기에 대한 항변글이 속속 올라온다. 읽다보니 서글퍼진다. 아니 서러워진다. 이혼한것이, 금속노조의 노조원인것이 왜 이 사람의 싸움을 허락할 수 없는 이유가 되나? 금쪽같은 자식을 잃고, 내 살점같은 아이를 저 차가운 물에 잠기도록 방치한 이 국가를 상대로 그 책임을 묻는데 왜 무슨 자격이 필요한것인가? 내가 적절한 혼인관계에 들어있지 않다면, 내가 노동자로서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한다면, 이 공동체의 부조리한 장면을 만난다고 해도 침묵하고 모른척해야하는가? 누가 김영오씨에게 투쟁의 자격을 논하는가? 왜 자식잃은 아픔을 온몸으로 처절하게 표하는 이에게 왜 그 자신을 증명하도록 요구하는가? 공감능력이 결핍된 이 공동체가 무섭다. 그런 이웃.. 더보기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녀가셨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녀가셨다. 이런 존대를 하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존대를 하고 싶다. 말들이 많다. 나는 그 이의 행보, 걸음걸음이 만들어내는 소식을 간간히 듣고 보면서 울고 또 울었다. 강정 구럼비가 파괴되고 있을때, 수많은 이들의 기도처가 파괴되고, 영험한 장소가 파괴되고 있을때, 심지어 그 장소가 폭력을 예비하는 장소가 될거라는 사실에 우리의 영성은 이제 세상의 끝날을 맞게 되는 것인가 절망했다. 이전의 수많은 사건들과 고통들에 종지부를 찍듯이 세월호가 가라앉았고 상상할 수 없는 수의 사람들이 고통속에 마지막 순간을 맞았고 그 이후 대한민국이 보인 태도는 정말 절망만을 보여줄 뿐이었다. 대통령을 비롯해 국가 인프라, 제도는 그 무력함의 끝을 보여주었고, 또 책임회피와 책임전가의 고수인것만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