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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날들/2007 마이아 다이크

동성애 혐오가 두렵다



최근 나는 참 행복했다.
가족 안에서 유사 아우팅을 당해도,
그래도 나는 내 사랑 언니와 행복했다.

그러던 어느 밤인가,
동성애, 이반 검열 등등의 단어들이 다음 아고라의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니 이게 왜? 왜 갑자기? 왜 지금?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나는 순식간에 꼴 보수 또라이 기독광신도들의 수 많은 끔찍한 댓글들을 봤다.
동성애 허용하는 법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드높이는 이해할 수 없는 두려움으로 가득찬 혐오를 봤다.
차별금지법안에서 성적 지향을 삭제하라는 소리가 높았고, 나는 불과 몇시간 후 법안에서 그 조항이 삭제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순식간에 법안은 법무부를 떠났고, 법제처라는 곳으로 갔다.

이 과정 자체가 끔찍했다.
어떤 기독교 단체들이 만든 동성애 허용 법안 반대 연합이라는 유령단체가 입김을 부니 법무부는 그 조항을 싹 빼버렸다.
차별금지법이라고 만들랬더니 기득권의 목소리를 듣느라 소수자들이 딛으려던 얼음판을 산산조각 낸 격이다.
아 모든 것은 순식간에, 나의 무관심에 혹은 너의 무관심에 의해 벌어진 것이다.

나는 레즈비언으로서,
평화롭게, 조용히, 행복하게, 즐겁게 살고 싶었다.
투쟁말고, 전쟁말고, 적을 가지지 않고 그렇게 살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숨 쉴 권리를 빼앗으려고 한다.
내가 딛고 있는 땅을 빼앗으려고 한다.

"세상이 깨끗해지고, 우리 자녀들이 정결한 인생을 살기를 바란다."고 했다.

무섭다.
저들은 우리를 청소하려고 한다.
인종 청소와 뭐가 다른가?
내가 죽을 때 까지 갖고 싶지 않았던 두려움이 생긴다.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언젠가는 거리에 십자가를 세우고 우리(우리와 그들의 구분이라니, 하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그들이 그렇게 만드는 구나.)를 화형시키지 않을까?

동성애를 치료하겠단다.
나는 치료되고 싶지 않다.

나는 동성애자로 행복하다.
나는 현재의 파트너와 노후를 보내며 거리에서 손을 잡고 걷고,
공원에서 입 맞추고, 서로를 따뜻하게 안고 싶다.
어떤 두려움도 없이.

나의 행복을 위협하는 너희들을 나는 용서하지 않겠다.
꼭 동성애 바이러스를 먹여주마.

[2007/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