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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생각들

아... 알리...

 
나는 이 가수가 누구인지 잘 알지 못한다.
불후의 명곡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젊은 그대"를 인상적으로 불렀다는 사실로 그저 이름 두 글자 기억할 뿐이었다.
그런 이 가수를 둘러싼 뉴스들이 등장했다.
첫 뉴스는 신곡 "나영이"에 대해 나영이의 아버지가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것과 하루 이틀 후 알리 자신이 성폭력 생존자라는 뉴스였다.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했다. 

첫째는, 대체 자신의 얘기를 왜 "나영이"라는 이름을 빌어 노래로 완성해야 했을까?
둘째는, 음반 전량 수거 조치에 따른 후속 마무리로 꼭 알리의 아버지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아픈 경험을 그렇게 드러내야 했을까?
셋째는, 알리의 음반을 프로듀스한 관계자 중 "나영이"라는 제목을 숙고하도록 조언할만한 사람이 없었을까?
넷째는, "나 역시 성폭력 생존자다."라는 커밍아웃을 그렇게 아무런 준비없이, 새로 나온 음반과 관련한 후속조치로 선정적인 언론앞에 드러내는 것을 기획한 알리의 기획사는 대체... 알리를 위한 회사인것인가?

네번째 문제에서 나는 가장 화가 났다.
"알리 충격 고백"등으로 포털이 도배되는 것 부터, "성폭행 피해자"라는 지칭이 난무하는 것까지,
지금까지의 반성폭력 운동은 과연 이 사건과 어떻게 만나고 있으며,
도대체 이 일련의 일들을 어찌 고민해야할지 머리를 무겁게 만들었다.

알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싶었을 것이다.
참으로 아프고 고통스러웠지만 그 기간들을 잘 보내고, 스스로를 잘 다독였던듯 하다.
그녀가 자신의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노래로 완성해낸것은 그 누구도 비난할 수 없다.
그러나 그녀가 다른이의 이름을 빌어 그 노래를 "시장"에 내놓기로 결정한 것은 논쟁적인 부분이다. 그것은 선정성이며, 아마 기획사는 그 선정성을 노렸을 것이다.

창작자의 윤리를 생각한다.
대중문화 시장 혹은 전체 시장은 윤리를 가질 수 없는가를 생각한다.

알리, 얼마나 아플까.
알리에게 멘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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