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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날들/2007 마이아 다이크

얼렁뚱땅 엉터리 커밍아웃

할머니께서 물으셨다.

"그 친구와는 여전히 살고있는게냐?"


나는 명랑하게 대답했다.

"네, 잘 살고 있어요."

그리고 묻지도 않았는데 덧 붙였다.

"우리 둘이 평생 그렇게 같이 살기로 했어요. 서로 의지하면서요. 가족으로요."


우리 할머니 말씀.

"그 친구도 결혼 안한다니?"


"네"라고 대답하니,


"그래 그렇게 살려면 돈을 잘 벌어야 한다. 여자는 뭐니 뭐니 해도 경제력이 있어야 해."


그래서 말씀드렸다.

"둘 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 그렇게 사는 것도 괜찮지 뭐."라고 하셨다.


그렇게 나는 자신만만하게, 명랑하게, 또박또박 내 친구와 나는 평생을 함께 살거라고 할머니께 말씀드렸다. 우리가 한 침대에서 뽀뽀에 포옹에 부비부비까지 한다는 이야기까지 하고 싶었지만, 뭐 그렇게 까지 해야하나 싶어 꾹 참았다.


어쨌든 엄마와 할머니께 우리 둘의 동거를 밝히고, 나의 계획도 밝혔으니 이걸로 일차는 됐다.


누구든 내가 여자랑 사는 것에 딴지 걸기만 해봐라 이렇게 엄포를 놓을 것이다.


"나랑 평생 안 만나도 괜찮겠어? 난 아쉬울 것 없어. 날 못 보는 사람이 손해지 뭐."


으하하하 나는 다이크 자부심으로 충만하다!


[2007/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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